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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 -박인환 -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난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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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선술 집,
박인환, 나애심, 이진섭, 조병화 등이 모여 술을 먹다가
시상이 떠 오른 박인환은 작은 종이 쪽지에 시를 써 내려가고
그 시를 보고 감동한 이진섭은 즉석에서 곡을 붙이고
곡을 붙인 노래를 나애심이 부르고
막걸리는 넘치나 싶더니 사람들의 입 속으로 사라지고
어둑한 골목길의 어둑한 선술집.
이렇게 1950년대의 명동은 전쟁의 상처 속에서도 모든 이의 낭만이 넘쳐나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태어난 노래, 1950년대 명동의 샹송, 세월이 가면.

하지만 박인환은 이 시를 끝으로 술에 쩔어 삶을 마감하고
그의 부인은 술집 호스티스로 가게되고
비참한 시인의 말로.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는 EBS에서 방송된 명동백작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애심역의 가수가 부르는 노래이다. 그 청아한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 그 가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으나 애석하게도 찾지 못했다.
혹 아는 사람 있으면 알려 주세요....

명동백작, 감히 최고의 드라마였다고 생각한다. 뭐 남들이 보면 고리타분 한 드라마이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를 쓴 두 주인공, 김수영, 박인환이 주인공이 되어 1950년대의 문화예술의 장인들을 다루었던 드라마....
ㅋㅋ, 시간나면 다시 한 번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