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설악산 단풍 종주...ㅋㅋ



위와 같이 꾸려서 갔다.
보기엔 내용물이 별로 없는데 싸고 보니 꽤 무게가 나갔다. 음.


6시 반차를 타고 한계령에 도착하니 9시, 아침먹고 물 챙기고 하니 10시 정도부터 산행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위의 보이는 계단이 설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가는 등산로의 한계령 시작 지점이다.


산은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빨갛고 노란 단풍들은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꼬부라져 타 들어가는 마른 단풍들이었다.
진짜 올 해들어 태풍도 하나 안 왔으니 가뭄이 좀 심하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한계령 코스는 귀떼기청과 중청을 향해 갈라지는 삼거리 까지 2시간 여의 급한 오르막이고 나머지는 능선을 타고 가는 쉬운 코스라 적혀 있었는데, 왠걸, 베낭의 무게가 무거워서인가, 갈수록 힘이들었다.


날이 맑아 전망이 좋을줄 알았는데, 날은 맑았지만 옅은 운무로 인해 시야가 그리 시원하지는 않았다.


시원한 시야는 아니었지만 설악의 험준하고도 웅장한 산세는 힘들어 지쳐있던 내게 힘을 주기에 충분했다.


중청으로 가기 전 한 컷. ㅋㅋ


본격적인 서북능선길의 등반이다.
한참을 걷다 뒤를 돌아보면 하나 하나 낮아지는 준봉들이 이렇게 멋있게 보여 진다.


끝청에서의 안내도, 이곳 설악산의 봉우리들에는 '청'자가 많이 들어가 있다.
귀떼기청, 끝청, 소청, 중청, 대청...


저 멀리 대청봉이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무리해서인지 양쪽 허벅지 쪽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좀 참고 걸으려고 하는데 너무 아프다.
산행 계획이 그리 빡빡하지 않아 중간중간, 충분히 쉬다 일어났다.
싸간 양갱도 먹으면서 쉬었다.
몸이 좀 쳐지면서 물이 많이 맥혔다. 능선이라 물을 보충할 만한 곳이 없어서 좀 걱정이었다.
아침을 먹은지도 꽤 지나, 허기도 많이 졌다.


중청 대피소 도착.
대청의 일출을 볼 요량으로 숙박이 되는지 물었더니 예약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중청대피소는 예약제로 운행 되는데 예약을 개시한지 5분도 안되 마감 되었다고 한다. 이런.
소청대피소는 선착순으로 운영되는데, 그곳도 5시가 넘으면 잘 자리가 없을 거라고 했다.
물이라도 보충하려 했는데 4시 이후에나 펌프로 물을 올릴거라고 했다.
물도 없이 쥐난 다리를 끌고 소청으로 같다. ㅡㅡ;


소청대피소로 가는 길.
험한 준봉들, 용아장성, 공룔능선 들이 보인다.
먼 옛날 조물주가 세상의 바위를 금강산으로 모으던 때, 울산 바위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바위들도 이곳 설악에서 멈췄던 듯 하다.


올 겨울 소청에서 중청으로 가던 길에 사진 찍었던 곳이다. 그때는 눈이 많이 있었는데...


상고대를 배경으로 찍었던 장소다.
밑에는 똑같은 장소이다.



소청에 도착, 짐을 풀고 이른 저녁을 먹었다. 옆으로는 길게 평상이 이어 붙여져 있었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사람이 무지 많다.
평일에 사람이 없을줄 알고 여유롭던 난, 좀 당황했다.
흡사 야외 고기집에서 고기구워 먹는 사람들 같다.


가져간 3분 요리와 국을 먹고 싸간 소주 두 병도 다 먹었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날은 저물고 내일의 산행을 위해 취침.


아침에 일어나니 저 멀리 운해가 낀 설악의 아름다운 산세가 보인다.

중앙에 보이는 곳이 오늘 산행의 코스인 공룡능선이다.
외설악과 내설악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공룡능선은 설악의 아름다운 준봉들과 경치들을 많이 볼 수 있는 코스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만큼 코스도 험하여 일반 초보자들이 가기는 무리라고 한다.


희운각대피소로 내려와 공룡능선에 들어가는 초입이다.
험준한 코스라고 들었는데, 왠걸, 아줌마들도 많이 올라간다.


어느 산악회에서 나오셨는지 여러부류의 사람들이 앞 다투어 올라가고 있다.


첫번째, 내리막길, 뭐 이정도 난이도면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와 오늘 아침, 무거운 먹을거리들도 어느 정도 해치워서 배낭도 조금 가벼워 졌다.


공룡능선 첫번째 봉우리.
좀 힘들었지만 괜찮다. 뒤로 소청, 중청, 대청봉이 보인다.
마등령까지는 4km 남짓 남았다.


공룡능선의 해설도 이다.


험준한 암봉들과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멋진 설악산,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계속 사진을 찍어댔다.


하지만 두번째 봉우리 부터인가...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한다.


사진을 찍는 횟수도 줄어들고...


이건 뭐,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일반 산 정상 근처에 경사가 급한 곳에 있던 줄들이 이곳에는 항상 있다.


공룡능선의 한 봉우리에서...


가도 가도 끝이 없이 반복된느 오르막, 내리막길.
이젠 입에서 욕이 나오기 시작한다.


저 뒤에 보이는 완만한 봉우리가 마등령이라고 하는데,
그럼 아직도 한 참을 더 가야 되는 것인가...우...


깍아지른 듯한 내리막길.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은 이 길을 올라야 한다. ㅋㅋ


마등령까지 앞으로 1km,
하지만 급경사 코스로 1km이다.


준봉, 암봉들은 태연히 서 있고.


또 다시 반복되는 급경사의 오르막, 이런 이제 욕도 안 나온다.
헌데 아줌마들도 다 오르고 있다는 사실, 대단해요.....ㅋㅋ


오세암 가는 삼거리에 도착,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마등령이고 비선대를 지나 설악동으로 내려가게 된다.
설악동에서 속초로 가서 서울 가는 버스를 타는 코스이다.
하지만 난 오세암 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우와, 내려가는 산길이 너무 이쁘다.
잎들은 가뭄에 타 들어 가고 있었지만, 형형색색의 단풍길은 마치 무릉도원인 것 같았다.


영시암에 도착했다. 국수를 준다고 해서 기대 했었는데, 진지공사 나온 군인들이 떼로 몰려 있어 포기하고 백담사로 향했다.


아직 밑에는 단풍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백담사에 도착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장난이 아니게 많다.
버스를 타는데 기다리는 시간만 1시간이 넘은 거 같았다. 우....

평일 한가한 산행을 기대한 나에게 마지막까지 적지 않은 실망감을 준 산행이었다.
다음부터는 단풍철에는 산행을 좀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