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회사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오늘 메일이 또 받으라고 왔다.
이유는 내가 생애전환기(71년생) 이라고 씌여져 있다.
71년생이라는 글씨는 낯이 익은데
생애전환기란 말은 쉽게 머리로 가지 않는다.
생애 전환기
곰곰히 뜻을 곱씹어 머리로 보내는데
이런
이제 반 남았다는 얘기다.
이제 남은 반을 시작해야 된다는 얘기다.
이제 정점을 지났다는 얘기다.
내 몸의 모든 세포들이 성장을 멈추고
모두 쇠퇴의 길로 들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검사 한번 더 받으라는 얘기다.
운동이라 등산을 좋아하는데
안경이 몹시 불편하여
라식, 라섹을 인터넷에서 알아 보는데
40이 넘으면 노안이 진행되므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ㅋㅋ
태어나서
부모에게 양육되다가
학교에 들어가 선생님들에게 훈육되다가
대학에 들어가 교수들에게 배우다가
회사에 들어가 매일을 쳇바퀴 돌듯 살다가
생애전환기가 됐다.
어제 먹었던 돼지 삼겹살 냄새가
밤, 아침 두번의 샤워로도 지워지지 않고
안경까지 초음파 세척을 했는데
살랑 살랑 고개를 돌리때 난다
생애전환기의 냄새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제주도에 내려가 살면
한달 생활비 정도는 어렵지 않게 벌수도 있을거 같고
여기보다는 적은 돈으로 하지만 작은 스트레스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애 전환기의 생각들....
커피 한 잔 타 들고 회사 옥상으로 가
오랜만에 갠 맑은 풍경을 본다
생애전환기에 노안으로 보는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