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관한 시

spiiike 2008. 11. 26. 08:51

파 도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같이 까닥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더러 어쩌란 말이냐


한 때
여름이면 산엘 가고 겨울이면 바다에 갔었다.
속초에 친구의 여친이 펜션이 있었다.
난 백사장에 앉아 먼 바다를 보며 파도소리를 듣는게 좋았다.
그 때쯤, 이 시를 읽었었다.
임 같은 육지, 그 미동도 않는 을 향해 끈임없이 추파(파도)를 던지는 바다.
(시에서 쓰인 뭍(육지)라는 말을 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거 같음.)
쓰다듬고 소리치고, 소리치고 쓰다듬고
자신의 마음을 영원한 파도로 표현한 작가에 부러움이 들었었다.

난 바다 같이 되지 말자고 다짐 한 적이 있었다.





성산포에서
                      이생진

성산포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술을 마실때도 바다 옆에서 마신다
나는 내 말을 하고 바다는 제 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회집의 이름이었나, 취하는건 바다라는 술집을 지날때면
조금 멈칫하기는 한다.
저 간판에 써 있는 문구는
나의 주욕, 술을 마시고자 하는 욕구를 한 껏 부풀리기 때문이다.

이생진 시인의 성산포라는 시집에서 읽었었을 게다.
바다 옆에서 술을 마시는데
이놈의 바다가 먼저 취하다는 말.

이희정이랑 연예 할 때 한 번 크게 싸우고 동해로 혼자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밤에 도착해 민박집을 잡고
소주에 쥐포 사 들고 밤 바다에서 술을 마신 적이 있었다.
그런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진짜 바다가 취하는 것이 아닌가...이런.
온 바다가 출렁대며 땅을 향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지 몸 주체를 못하는 것이 아닌가
아 시인의 위대함이여....ㅋㅋ

그때
누군가 내 옆으로 와서 뭐하느냐고 물었다.
자세히 보니 저 멀리 초소에서 온 군인들이었다.
술 마시고 있다고 하니 빨리 들어가란다. 이런
대한민국은 바다에서 술도 못 마시게 하냐고...주정 주정 댄 기억이 난다...ㅋㅋ
분위기 참,





수빈, 너도 취했냐...딸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