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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해바라기의 비명 -함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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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빗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은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라는 책에서 잠시 소개되는 시인과 시.
단 한 편의 시로 이름을 떨쳤다는 시인과 시는 책에 쓰여진 미사여구와 같은 감동의 크기 보다는 약간 작은 느낌. 이라고 생각 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절절한 마음이 와 닿네.
음...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

그리고 천상병의 귀천과 같은 시도 정말 좋고.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그러나
요즘 현대시는 너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는 생각...
문학이, 특히 시는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소유물이 되어 자신들의 언어로만 씌어진다는 생각.
태생의 본질이 외면 되어져 조금 슬픈 생각.
하지만 찾아보면 좋은 시들 많이 있다는 생각.
ㅋㅋ
시조나 좀 읽다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