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선생이 강의하는 중용을 듣고 있다.
사서의 하나로 가장 심오한 뜻을 담고 있다는 중용.
원래 예기의 한 챕터인데 송나라 주자(주희)가 불교의 대안으로 성리학을 내세우기 위해
논어, 맹자와 함께 대학과 중용을 엮어 사서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1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직역하면
하늘이 명한것을 이르러 성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라 한다는 뜻인데
도올 선생의 강의를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참 몇자 안되는 글에 대해 저리도 많은 생각을 하는 구나 였다.
예전 논어때도 그랬지만
사서나 오경을 읽다 보면 대개 저런 몇자 안되는 말들이 적혀 있어
뭐가 심오한지 잘 몰랐으나
철학, 그것도 동양철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몇자 안되는 글자에서 상당히 많은 내용과 뜻을 알아내는 것이 놀랄 따름이다.
근데 그게 논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긍이 가고
아 저런 방법으로 동양의 고전 철학서를 봐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천명에서 천이라 함은 신이 아니라 한다, 신이 아니고 자연 그 자체라고 한다.
서양과 동양 철학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신을 대상화하여 내가 믿어야 할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서양이고(도올선생은 불교도 서양종교라고 했다)
신과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어 내 몸 속에 일치되어 있는 것이 동양 철학의 근간이라고 했다.
이는 종요한게
서양에서는 신과 내가 분리되어 있어 신을 항상 믿고 따르고 배워야 하지만
동양에서는 자연(신과 동격이다)의 최고 결정체가 인간이므로
서로 교감하고 조화를 이루어 사는것이 인간이라고 전제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늘(자연)이 명한 것이(결정체인 것이) 사람의 성(본성이라는 말도 서양철학에서 왔다고 한다)이고
음 왠지 모르게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양철학이...
신의 계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