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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새해맞이 남도여행 1

맛 멋 소리의고장, 남도를 다녀 왔다.
얼마전 썰매를 구입했는데 서해안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렸다 하여 부안으로 향했다. 내소사와 변산(능가산)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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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행정구역도

변산반도는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의 입장료는 성인기준 3000원 정도로 꽤 비싸다. 주차비까지 합하면 한 만원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들어서는데 주차요원이 당연하다는듯이 차를 주차장에 대란다. 우리의 주 목적은 썰매를 타는 것이어서 내소사안에 눈이 많이 쌓여 있는지를 먼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차를 갓길에 대고 내소사 매표소로 가려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주차요원은 그곳에 차를 대면 안돼고 물어볼 것이 있으면 자기에게 물어보란다. 그래서 내소사 안에 눈 많이 쌓였냐고 물어 봤더니 안 쌓였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이런...
첫 목적지 부터 어째 기분이 안 좋다.
눈이 없으면 내소사에 갈 이유가 없으므로 차를 돌려 가장 눈이 많이 왔다는 정읍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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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국립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민박집.이런 민박집은 인터넷으로 검색이 안돼지만 싼 값(한 삼만원 정도)에 편안히 묵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점심시간이 다 돼어 칼국수를 먹었다. 남도음식은 참 맛있다. 선입견이 있는 것인지 모르지만 찬은 김치만 있는데도(배고픔이 심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나온 칼국수를 엄마와 애들과 함께 다 비웠다.
음식점을 나와 기분좋게 정읍으로 향하는데 옆 논으로 잘 닦인 썰매장이 보였다. 우와.... 사실 눈 썰매장이 아니고 경사로에 있는 밭이었는데 식당아줌마 한테 물어보니 썰매를 타도 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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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갓길에 세우고 썰매들애 희정이와 수빈, 수연이랑 썰매 타러 갔다. 보이는 것보다 꽤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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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벌판에 수연이.. 지금 울고 있을거다.ㅋㅋ


아이들과 눈썰매를 신나게 타고 정읍으로 향했다. 내장산과 내장사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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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곳이 눈 천지다. 내장 저수지 옆에 차를 세워 두고 한 컷 찍었다. 이곳은 수빈이 3살때 단풍구경가다 풍광이 너무 좋아 내려 사진 찍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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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화창한 가을이어서 활동하기가 좋았는데 우리가 여행날로 잡은 날이 올 겨울들어 가장 추워 애들은 차에서 나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위 사진은 그때 sony f717로 찍은 사진이다. WB를 잘 못 마추었는지 사진이 파랗게 나왔다. 음... 내공 부족.
거의 한 10시간을 운전했나 보다. 으~ 피곤이 몸을 늘어뜨린다. 서둘러 민박집을 잡았다. 하루에 3만원. 음 좋아. 취사와 샤워가 가능한 방이었다. 이불이 좀 지저분 한 것만 빼고는 주인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은거 같았다. 퍼다준 된장으로 된장 찌개를 끓여 저녁을 먹는데 집사람의 음식솜씨와 합쳐진 된장찌개는 굉장히 맛있었다. 음...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얻거나 사올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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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민박 061-538-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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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박 061-538-9347

꿀 같은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일찍 집사람이 끓여준 맛있는 된장에 밥 배불리 먹고 내장산으로 향했다. 아침 7시쯤 됐나? 서둘러 갔다오면 애들이 일어날때 쯤 올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의 눈 내린 산행. 이런 혹독한 조건의 겨울 산행은 처음이라 좀 긴장이 됐지만 준비 단단히 하고 350D에 탐론 17-35mm 렌즈 껴 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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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은 원래 본사 영은사(本寺 靈隱寺)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이라고 불리었으나 산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하여 내장(內藏)산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지명도 내장동이라고 부르게 된것이다.
정읍시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내장산은 순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600∼700m급의 기암괴석과 9개의 봉우리가 말발굽의 능선을 그리고 있다.
호남의 금강이라 불리기도 하는 내장산은 예로부터 조선8경의 하나로 이름나 있었으며 동국여지승람에는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힌다. " -[내장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발췌]

시긴이 촉박하여 이번 산행은 가장 높은 봉우리인 까지봉까지 갖다오는 것으로 하였다. 약간의 설레임과 따듯한 옷차림, 발을 꽉 죄고 있는 신발의 느낌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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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입구 부터 들어가지 말라는 표시가 뜬다. 그래도 뭐 가고싶은데 어쩌랴. 눈덮인 내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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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입구에 사람이 없다. 물론 입장료도 안 내고 그냥 들어갈 수 있었다. 차를 가져 왔으면 내장사 일주문 근처 까지 차로 갈 수도 있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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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눈 천지다. 열 걸음도 채 내딛지 못한채 셔터만 바쁘게 눌러대고 있다. 그간의 갈증이, 일상에 쫒기어 살던 셔터 누름에 대한 갈망이 시원스레 펼쳐진 겨울 하늘 만큼이나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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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 들어선다
저 문을 들어서면 난
좁은 울타리 속 사찰 안으로
속세를 벗어나는 것이다
부처에 귀의 한다는 것
자만으로 충만한 어릴 적
부질 없어라 생각한 것
지금은 사천왕의 인상만큼이나
무겁게 험하게 세상을 등에 이고
다가와 있는데...

썰매 타는 아이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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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를 지나쳐 등산로로 올라섰다. 이른 아침인데도 누군가의 발자욱이 선명히 나 있다.
지금 이 시간, 이 조용한 곳, 동떨어진 장소는 나의 장소이다.
아무 소리도, 아니 내 몸속 한 중앙에서 울리는 조그만 심장소리만이 얇은 고막을 울리며 세상을 나온다.
오직 그뿐, 가뿐 숨 소리와 함께 비트박스의 박자처럼 좋은 장단이 되고 있다.
쨍한 시리고 아린 겨울 아침의 느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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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봉을 목표로 걷기 시작했다. 가장 단 코스는 거리가 한 4km 정도 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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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길을 잘 못 들어 용굴까지 갖다 왔다. 고생은 좀 했지만 여러 멋있는 곳을 봐서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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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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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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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오를수록 하늘은 시려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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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외로이 내 갈 길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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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우산이 되어버린 소나무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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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올라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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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 까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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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눈이 좀 더 있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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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내장사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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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히 눈에 쌓여 있는 사찰은 평온해 보인다.
근데 요즘 뉴스를 보면 불교에 대한 실망이 좀 커진다. 국립공원 가는데 통행료를 내라니...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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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나오는데 감 떨어져 있다.
감은 얼지 않고 홍시가 되어 있었나 보다.
그 혹독한 추위를 어찌 견뎠을꼬
눈 위로 떨어져 선명한 생채기 되어 버린 가을 홍시
음..
다음엔 장대 가져와서 다 따 갈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