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나님은 들판에 앉아 쑥을 캐고...

애들은 그 모습하며 풀을 캐는 것이 신기했는지 한참을 엄마 옆에 앉고 서서 그 모습을 본다.
햇살 따스한 봄 날, 온 대기에 아련하고 여린 풀 내음 한들거리고 마나님은 나물 캐고 아이들은 옆에서 구경하며 놀고 있고...ㅋㅋ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 두 배는 더 든다.

이런, 수빈이는 그새 엄마가 캔 쑥을 들고 와 내게 자랑한다.
수빈, 니가 캔거 아닌지 다 알어....

동백정도 갔다. 여지껏 간 날은 모두 겨울이라 동백꽃 핀 걸 못 봤는데 이번엔 마음먹고 갔다. 그런데, 동백정 들어가는 입구가 돗대기 시장도 아니고 완전 난장판이다. 소주회사 이벤트며 먹는 장사며 애들 놀이기구가 시끄럽게 음악과 소음들을 쏟아낸다. 으...
하지만 다행스럽게고 동백정은 조용하다.

눈물처럼 후두둑, 송이째 떨어져 저리 비참하게 흐드러져 있는 동백꽃, 숲.
비록 선운사 동백꽃은 아니지만 동백꽃에 대해 노래한 송창식씨의 노래 한 구절 생각난다.
선운사
송창식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마음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더불어 시도 두편, 그러고 보니 동백꽃 시들은 다 선운사에서 핀 것들이네...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디다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